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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걸 알면서도 무뇌증 아기 낳은 커플의 숭고한 결단
나사랑 | 2019-01-21 09:19:11 | 조회 246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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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경기화성광장 에서 함께 입력된 나사랑님의 글입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크리스타와 데렉은 아기가 죽을 거란 걸 알면서도 딸 라일라를 낳았다.


임신 5개월 무렵 막 태동을 느끼기 시작한 크리스타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아기를 낳기로 결심한 그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딸 라일라를 품에 안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테네시주 클리블랜드 출신인 크리스타 데이비스(23)와 데렉 러브트(26)가 ‘무뇌증’에 걸린 딸 라일라를 낳은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크리스타와 데렉은 임신 18주차에 아기가 ‘무뇌증’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 무뇌증은 대뇌반구가 아예 없거나 흔적만 남아 있으며, 두개골이 없는 것이 특징인 선천적 기형이다. 무뇌증에 걸린 태아는 사산되거나 태어나도 30분, 길어야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라일라는 태어난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주유소 직원과 손님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 이 커플은 1년 반 만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기에 당황했지만 부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임신 16주에는 아기가 딸이라는 걸 확인하고 라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일주일 뒤, 라일라가 ‘무뇌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 크리스타는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의사는 유난히 딸의 머리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인 딸을 낳기로 결정한 두 사람은 라일라의 태동과 발차기에 신기해하며 라일라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라일라는 2.7kg으로 살아서 태어났다. 크라이스타는 “라일라의 커다란 입술이 나를 먼저 반겼다. 뇌가 없는 라일라의 머리가 보였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9개월간 뱃속에 품으며 사랑을 나눈 라일라가 내 품에 안겨 혼자 숨을 쉬는 건 그 자체로 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라일라는 일주일간의 짧은 생을 마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라일라가 세상을 떠난 뒤 크라이스타와 그녀의 남자친구 데렉이 라일라를 낳기로 결정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라일라가 무뇌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들 앞에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유도분만을 통해 아기를 꺼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하루라도 뱃속에 더 품고 있다가 죽지 않으면 출산하는 것이었다. 크라이스타는 “의사는 내게 라일라 출산에 성공하면 장기기증으로 두 명의 아기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면서 “그 순간 나와 데렉은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와 라일라는 함께 집에 가지 못하겠지만, 딸을 통해 다른 엄마와 아기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기적적으로 라일라는 무사히 세상에 나왔고, 심장 판막과 폐를 기증하며 두 명의 아기를 살리고 떠났다. 크라이스타는 이제 라일라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지내고 있다. 그녀는 “라일라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플리트우드 맥’이었다. 뱃속에 있던 라일라는 내가 그 노래만 들으면 발차기를 했다”며 딸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식의 장기를 기증하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내 자식을 통해 다른 누군가가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건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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