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한다. 거기에 달팽이도 끼어들었다.
토끼는 거북이를 보고 웃고 거북이는 달팽이를 보고 웃었다.
그러나, 경주 방법이 달랐다.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사이를 외줄타고 건너는 경주였다.
낭떠라지 밑을 바라보며 놀란 토끼는 우물쭈물 가슴만 조리다 달팽이 눈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거북이가 머리와 다리를 쏙 집어넣더니 베짱좋게 몸을 날려 땅 아래로 떨어졌다.
달팽이는 조심스레 외줄을 타고 건너고 있었다.
칼날위를 기어도 달팽이 그 느림의 미학으로 살을 베지 않는 것처럼 달팽이는
그렇게 큰 더듬이를 움직여가며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갔다.
토끼는 결국 발발 동동구르다 건너지 못했고,
거북이는 땅 밑에서 다시 시작하여 절벽위로 오르고 있었으며,
달팽이는 무사히 외줄을 건넜다.
과거의 나가 오늘의 나이고,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다.
토끼가 과거라면 거북이는 오늘이고 달팽이는 미래다.
토끼는 후회하며 살고, 거북이는 앞 뒤 돌볼 겨를 없이 현실에 치여살며,
달팽이는 느리지만 꿈을 갖고 산다.
올해 대충 삼백예순날쯤 남았으니,천천히 가고 싶다. 게으름도 피고 싶다.
빠름에 반대는 느림이다. 늦는다고 탓하지 말자. 빨리 뛸 수 있다고 자랑하지 말자.
튼튼한 갑옷을 입었다고 시간의 창(槍) 앞에서 재지도 말자.
사람이 빠른 들 말(馬)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다.
인생이란 자전거는 시간의 페달을 밟아서 가는 것이 아니다.
달팽이처럼 삶의 꿈을 먹고 달리는 거다. 나는 새는 뒤로 가지 못한다.
인생의 자전거를 처음 타는 당신에게 말한다.
잡아주지 않을게 속도를 내기 어렵거든
밀어주지 않을게 방향을 틀기 어렵거든
넘어지면? 일어나면 돼.
길을 잃으면? 찾아오면 돼
너무 멀리 가버리면? 거기서 살면 돼
자꾸 뒤돌아보지마. 자전거는 혼자타는 거야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