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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반 교실
내 오랜 기억 속에 14반 교실이 있다
반창고 붙인 남쪽 유리창
깨진 유리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던 햇살
그 햇살에 부딪혀
돌가루 왁스 칠한 교실 나무 바닥이 반들거렸다
창밖 운동장 아이들
뜀박질 누가 일등인지 서로 일등을 우기는
아이들이 모래 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화단에는 물 달라고 하는 꽃들이
키재기를 하고 있었다
삐끄덕거리는 책상 금 그어놓고
넘어오기 없기,
넘어오면 시키는대로 벌 받기 했는데
그 책상을 떠나 사는 동안
나는 늘 그립다는 이유를 대고 금을 넘어서고 있었다
머리 다 컸다고 했을 때는
그리움이 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서로의 이름이나 기억하며 살고 있을지는 몰라도
신당동 청구초등학교 6학년 14반
우리들 나이 쉰까지 오면서도
14반 교실은 뚜렷한 표식 하나로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풀어놓은 실처럼
그 얼굴 그 이름들이 따라 다녔다
오늘은 그만 실타래나 감아볼까 해서 찾은
14반 교실
‘애들아 그만 떠들어, 수업하자’
담임인 장순이 선생이 출석부를 들고 서 있었다
우리는 종달새마냥 떠들고 있었다
내 오랜 기억 속에 14반 교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