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이의 일기 ^^
무료한 주말밤을 또 혼자 보내는것에 적응했다 싶을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일요일 저녁 어스름이 짙어질 때쯤이면 에휴 또 한주가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뭔가를 찾게 된다. 할일 없어서 광장을 노크하는건 아니지만 그새 무슨 글이 올라 왔으려나 하며 클릭질을 하고 있는데 화려한 휴가에대한 글귀가 눈에 띈다...흠...어쩔까...영화나 볼까...언제고 본다고 생각은 했지만 보통 영화는 약속을 해서 누군가와 같이 보는것이다 라는 인식이 상당한 나로선 ...혼자보기가 영 뻘쭘하다...
그렇다고 이나이에 "친구 영화나 볼까" 하기도 그렇고 남자끼리 뭔 청승인가 싶기도 하고...여기까지 생각의 꼬리가 진행될쯤 시각이 저녁 8시무렵...^^ 에휴 동네 극장가는데 뭐 어떠랴 하면서 심야영화나 보자 하는 맘으로 정말 편한 복장으로 나왔다.
지하철 한 정거장 이기에 가볍게 걸으면서 주워들은 영화에 대한 줄거리를 생각해보며 쭐레쭐레
산책하듯 주변을 돌아보며 씨너스 극장에 들어가서 보니...10시 상영작이 8석 남았단다.
오호 생각보다 인기가 좋군..^^ 근데 요즘은 얼마였더라...텔레콤 카드와 같이 신분증을 제시하니
낭랑한 처자의 대답 "6000원입니다." 엥 ... 내가 극장을 넘 오랜만에 온건가.. 왜케 싼겨.. ^^
심야라서 그런가 .. ㅋ ..하긴 이렇게 늦은 시각에 영화를 본적이 없으니 ^^
" 성인 몇분이시죠? " 한명입니다." "좌석을 일인석 드릴까요?" ..."예? 잘 보이나요"
" 그럼요 중앙라인 사이드 입니다 ^^"
심야영화도 잘 안봤지만 일인석은 또 뭘까나...생각하며 어쨌든 표를 끊고 나왔다. 상영전까지 40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며 극장건물에서 나와서 주변을 쏘다녔다...
오랜만에 암 생각없이 쏘다니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 최신작을 상영하는 극장 옆에서 ...불법 씨디를 틀어놓고 팔고계신 아저씨 연신 트랜스포머부터 다이하드 다 있습니다 고르세요 외치신다 ^^ 그래도 다행인것이 화려한 휴가는 없단다... ^^ 아저씨 말씀이 한국영화를 사랑해야지 그럼 쓰나 하신다 ㅋㅋ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지나쳐서 횡단보도 쯤을 오니 수박을 팔고있다. 수박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크다 ^ ^ 내머리도 큰편인데 정말 내머리 2배쯤 되는 것들이 쭉 늘어서서 주인을 기다리는듯 도열해있다. 음 근데 ㅋㅋ 맞은편 쪽에 간이 의자 하나를 펼쳐놓고 수박을 파는 분이 앉아 계신다,, ㅋㅋ 근데 이를 어쩌나...일이 너무 고단하셨나 보다 .그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인도에 계시면서 너무도 단잠을 주무신다..
이거 수박그냥 들고 날라도 모르시겠네 어쩌나 ㅋ 그러면서 가볍게 어깨를 툭치고 지나갔다...^^
" 예 손님 뭐드릴까요" 허겁지겁 ㅋ ㅋ
모른척하고 잽싸게 지나갔다. 한번 깨워줬다고 수박들고서 극장에 들어갈순 없으니 ㅋ ^^
그렇게 산책아닌 산책을 하며 정류장 의자에 잠시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전에 만났던 친구중에 이렇듯 약속이나 메여있는 시간없이 커피빈 같은 테라스형 가게에 들어가서 윈도우 너머로 사람들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걸 무척이나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매일도 아니고 매순간 보는 사람구경이 뭐 좋다고 그렇게 카푸치노 하나 시켜놓고 하염없이 앉아 있는지 ㅡㅡ 으 같이 있는 사람은 참 지루한데 싱글벙글이던 그친구 ㅋㅋ ^^ 그옆에서 궁시렁 거리던 내가 지금 그 친구와 똑같이 혼자 앉아서 행인들을 보고 있다 ^^
음 50점 ..오호 70점...이야 ^^ 착해 착해 음음 그래 이뻐 이뻐 ㅋㅋ 아가씨는 덥지도 않은가 ㅋ
스커트가 넘 길어 ㅋㅋ 이러고 있다. 매일 이러는건 아니니 걱장들 마시고,
험험 암튼 ^^ 얼추 시간이 다 된듯해서 극장으로 들어갔다 I열 13번을 들어가기전에 좌석안내표로 확인하고 상영관에 들어가니 쉽게 찾을수 있었다. 너무 너무 쉽게 찾을수 있었다.
한쪽 벽면에 쌀짝 튀어나온 기둥비스무리 한곳이다 보니 좌석을 하나뿐이 놓을수 없어서 일인석 이었나 보다. 아주 혼자 극장 왔음을 대놓고 선전하는 자리다
매표소 직원의 그 상냥하던 미소가 ㅡㅡ 으드득
거기 앉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안내하듯이 마주보고 앉아있으니 거참 , 왕 뻘쭘.. 모르는척 연신 들고온 팜플렛에 고개를 박고 읽는 척 했다. 아니 이것들은 지금 시각이 10를 넘었는데 부모님 걱정하게 말야...토욜도 아니고 일요일 밤에 이렇게 손잡고 돌아다니나 ㅡㅡ 외치고 싶었다. 저 다정하다 못해 가증스러워 보이는 연인들을 향해 ㅡㅡ 빠드득
음악이 흘러나오고 불이 꺼지고 드디어 영화가 시작 되었다
불이 켜지고 엔딩 자막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일어나서 출구를 향해 걸어간다.나는 앉아 있었다. 왠지 음악이 다 끝날때 까지 일어나선 안될것 같았다.
이요원이 확성기를 들고 적만한 거리의 쥐죽은듯 고요한거리를 돌면서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며 외치던 소리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지금시내로 계엄군이 쳐들어 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일어나서 최후까지 싸웁시다 우리는 끝까지 광주를 지키고 말것입니다.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저희들을 잊지말아주세요...
그렇게 영화는 끝났다. 서둘러 나왔다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지도 궁금해서 가까이 붙어서 들어봤다. "우리 이제 뭐할까 ^^ 방긋방긋 자기야~~우리 맥주한잔만 하고 들어가자 응 ^^;; "
윽 이것들이 끝까지 염장을 ㅡㅡ 빠드득 아니 이런 감동스런 영화를 봤으면 말야 눈물도 좀 찔끔 거리고 숙연해야지 말야 ㅡㅡ;; 암튼
뭐 이렇게 혼자 진지한척 하며 비상구로 내려가긴 좀 긴듯해서리 꽉찬 엘리베이터에 실례하면서 잽싸게 같이 탔다.
헉! 놀래라 .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들이 모두 분장을 했다 . 너무 무서웠다. 모두들 ...두눈이 토끼눈이 되었다 ... 쩝 나만 훌쩍인건 아니었군 ...두눈이 빨갛게 충혈 되어있는 단란한 가족이 보였다 .엄마 아빠 그리고 중딩쯤의 누나와 남동생인듯하다.
중딩 여자 아이의 눈은 처녀귀신 저리가라다 ㅋ 뾰로퉁한 얼굴로 무척 진지한듯 화난듯한 표정의 그 여자아이의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남동생으로 보이는 아이는 초딩같은데 15세 관람가 아니었던가 갸우뚱하게 만들만큼 어려보였다.
( 참고로 영화는 하나도 여느 외국영화와 비교하면 안잔인 합니다. 예고편이 젤 사나운 잠면이다 생각하면 됩니다. 감독의 말을 빌리면 너무 안잔인해서 미안했다는 인터뷰를 보면서 그날의 상황이 짐작이 가더군요)
암튼 그 꼬마아이가 아빠 손을 붙잡고 있다가 툭 내뱉는다.
"아빠 저거 영화지 아빠 말 뻥이지"
아빠는 말이 없다 ...아마도 그 아버님은 아이에게 픽션이길 바라는 맘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고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지울수 없는, 잊을수 없는, 현실에서 일어난 너무도 끔찍하고 그리고 너무도 가슴 아픈 논픽션임을 알기에 아들의 질문에 애써 못들은척 했으리라...
이 영화는 전쟁 영화도 화려한 볼꺼리가 있는 액션영화도 감동스런 사랑이 있는 멜로 드라마도 아니다. "세상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우리에겐 아무일이 일어나선 안 돼" 라고 외치며 하나뿐인 동생이 거리에 나가 시위를 못하도록 다그치는 김상경의 대사처럼...이영화는 한 평범한 우리내 소시민의 가족애를 그린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속 주인공들 처럼 내 이웃 내가족 내 사촌인, 바로 나와 같은 너무도 평범한 사람들에게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또 내가 직접 훈련받고 의무를 다한 대한민국 군인이 그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 총을 들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군인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날의 그 사건을 그 현장에서 지켜보아야만 했던 그들에게...우린 얼만큼의 관심을 가져주었는지...
마냥 진지할수 만은 없죠 ^^ 여러분 영화표 끊어서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하세요.
우리의 관심은 여기서 부터 시작하자구요.
유티즌 사랑합니다. 그리고 좋아합니다 .
유시민 보다 유티즌이 전 더 좋아요 히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