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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번호가 떴다.
받을까 말까.
뜻밖의 사람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늘 붙어다녔던 사람이었는데, 2003년 이후 이러저런 이유로 원수처럼 되었던 사람.
동네에서 싸움 닭으로 찍혀 있던 나는 좌충우돌 '문제아'라 생각되던, 그 사람과 매번 충돌하게 되었고,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난 후 한 조각의 남은 신뢰의 끈마저 끊어지고 말았다.
여러 행사에서 마주쳐도 생까는 사이가 되었고 소 닭보듯 했다.
저편의 술취한 목소리가 말한다.
너무 보고싶었어요. 전화 통화하게 되어 눈물나고 너무 기분좋아요.
괜히 멋쩍고 쑥스럽지만, 나도 내심 반갑다.
생각이 조금 다를뿐이었죠.
취한 그의 목소리가 대답한다.
아니요. 우린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어요.
그에게 휘둘렀던 칼날이 너무 아프다.
왜 작은 다름에 핏대세웠는지.....
왜 좀 더 보듬을 생각을 못했는지.....
사라져간 옛 동지들의 얼굴들이 하나하나 스쳐간다.
내게 전화한 그의 용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봄바람 탓이었을까?
나도 누군가를 향해 용기를 내 볼까!
취기 때문인지 남쪽의 그가 미치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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