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디어법 합의가 있었습니다.
신뢰의 훼손 이야기를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읽을거리로 일전에 썼던 글을 옮겨봅니다.
0. 언론과 지식인.
인간 개인의 능력은 유한한 반면 인간이 대처해야 할 현실은 한 인간이 모두를 감내하기엔 너무나 거대하다. 작게는 머리카락 자르는 일에서 부터 크게는 시회의 방향타를 재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까지 거대한 현실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에 대해 스스로 정보를 취득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만, 사회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한 인간의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조차 협소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적절한 역량을 갖춘 사람을 대표로 뽑기도 하고, 공공의 권위를 획득한 전문가의 식견에 의탁하는 것이다.
대중이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기는 어려워도 사회내의 평가시스템이 적절하다면 큰 흐름을 가를 수는 있다. 대중이 큰 흐름을 정하고 나면 세세하고 지엽적인 문제들을 조정하는 과정은 전문적인 영역의 사람들이 대중의 지지와 녹을 먹는 대가로 열심히 뛰어주는 것이다.
사회적인 평가시스템이라는 건 누가 맡을까? 당연히 언론과 지식인 집단이다. 언론과 지식인 집단이 공정하고 보편타당한 의지를 가지고 사회를 비춰주는 것은, 지식과 권력의 장벽 너머에 있던 세상을 대중에게 소통시키는 창구인 셈이다. 적절한 역할을 할수록 대중은 그들에게 신뢰로 보답하고 대중의 신뢰는 그들의 권위를 구축한다. 유토피아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이 나라의 언론이나 지식인집단이 자신들의 책무를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심히 비관적이다. 사고 쳐놓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꼭 그들이 권력의 상층에 존재해서만도 아니요. 견제할 세력이 없어서만도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지식과 권력의 장벽이 되어 서로를 감싸는 데만 열중하게 되면 그들이 이룩한 신뢰와 권위란 건 모래성에 불과할 뿐이다.
거품 붕괴는 부동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실과 진정성에 기반을 두지 못한 자들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민중을 기만하는 사이 우리 사회의 평가 시스템은 속에서부터 곪아갈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민중이 언론과 지식인 집단을 양치기소년으로 간주하게 되면 사회의 신뢰구조가 허물어진다. 사회가 그 틀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각 분야가 대중의 신뢰를 기반으로 권위를 갖추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때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여, 진실과 진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대안세력으로서 민중의 신뢰를 획득하는 작업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거나 권력을 추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성 언론의 프레임과 지식인집단의 권위는 거대하기만 하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1. 대안언론.
언론의 경쟁력은 "신뢰"다.
제아무리 발행부수가 많고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선데이서울류의 3류 황색저널을 두고 영향력 있는 매체라고는 하지 않는다.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불신매체라는 것을 대중이 알기 때문이다.
과거 조아세운동이 실패로 막을 내린 이유는 뭘까?
첫째, 언론의 신뢰를 허무는데 주력하지 않고 "친일매체" 홍보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고,
둘째,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가진 행위"로 매도된 순간 게임은 끝났다. 단체가 운동의 신뢰 구축에 장애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셋째, 운동의 대상이었어야 할 구독자는 조아세운동의 영향권 밖에 있었다.
이로서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부실언론의 "신뢰"를 허물고 그 과정에서 자료의 "신뢰"를 구축한다.
둘째, 컨텐츠에 집중하고 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1) 기초자료의 구축
권위가 없어 스스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권위를 갖춘 그래서 신뢰성을 답보할 수 있는 자료를 취합해야 한다. 정확한 사실과 신뢰성 있는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다. 당연히 원문경로는 필수다.
누군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다른 네티즌들이 구해주는 방식으로 한다. 정리된 자료는 네티즌과 논객들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태그기능을 달아서 구축한다. 일전에 이야기한 팀블로그 혹은 위키 시스템으로 구축한다.
신뢰성 있는 자료가 일정수준 이상 구축되면 자료만으로도 언론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어떤 사안이든 신속하게 관련 자료 전문을 제공하는 사이트로 인식하게 되면, 대중이 언론 보도와 관련하여 항상 참고삼아 보는 사이트로 인식을 넓혀갈 수 있다.
2) 대응구조.
중앙엔 신뢰성을 답보한 자료가 있다. 이 자료를 중심으로 참여자들은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대응할 문제점을 퍼오고, 자료를 찾아주고, 대응할 컨텐츠를 만들고, 정제된 컨텐츠를 몇 가지 버전으로 변환하고, 배포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집단의 정체성을 하나로 만들어낼 단체를 형성하지 않는다. 빌미를 주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은 널려있다. 블로그로 연계할 수도 있고, 위키로 구축할 수도 있으며, 하다못해 게시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일단 흐름이 형성되면 자연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은 스스로 갈무리된다. 자발성이 없으면 상상할 수 없는 방안이다. 시나리오를 써 보자.
첫째, 언론의 보도와 문제점 제기창구 (대응의 초기단계)
둘째, 관련 자료의 축적 및 검색 (대응 중간단계)
셋째, 대응 컨텐츠 생산 (대응단계)
넷째, 전파
* 전파의 방식은 온라인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1편에서 도구들은 설명했으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3) 오프라인 매체
그리고... 뿌리를 뽑으려면 오프라인 매체를 개발한다.
이 부분은 이후 또 다룰 일이 있을 것이다.
다음은 지식인집단 - 인물과 정책을 대상으로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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