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의 탑은 노건평. 12월6일자 이번주 시사인도 다르지 않다. 시사인 표지에 노건평의 얼굴과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현재 노건평 보도에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없다. 모두 검찰이 던져주는 먹이감을 주워먹느라 정신이 없다. 그게 고무뼈다귀인지 진짜 뼈다귀인지는 살피지 않고 무조건 눈에 보이는대로 물어뜯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같은 노건평이지만 이번주 시사인은 이들과 달랐다. 다른 언론사들과 달리 시사인은 기사감을 던져주는 검찰의 먹이통이 아니라 그 뒤쪽에서 먹이를 던져주는 검찰의 배경과 의도를 파고들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노전대통령 측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공세를 펼쳤다고 한다. 그러나 전 정권 실세정치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 청구한 영장은 기각되거나 무죄판결이 잇따랐다. 전정권에 대한 검찰의 수사성과는 미미했다.
이때문에 검찰에 대한 비난과 성토가 잇따랐다. 국감장에서 민주당은 검찰이 전 정권 죽이기 위한 편파·보복 수사를 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정치검찰이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도 높아졌다.
검찰에 대한 불만은 야당과 여론뿐이 아니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런데 불만의 내용이 달랐다. 한나라당은 검찰이 노무현정권 수사에 미온적이라고 보았다.
한나라당의 불만은 야당이나 여론의 것과는 그 무게가 다르다. 한나라당의 불만은 검찰 흔들기로 이어지면서 검찰총장이 국정원장과 함께 개각 1순위라는 말도 흘러나왔다고 한다.
검찰청의 한 검사는 "정권이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목줄을 잡고 흔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이보다 어떻게 더 잘하냐.'는 푸념 섞인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시시인 13페이지)
전정권 수사는 마무리되고 검찰총장은 사퇴압박에 시달리는 이런 와중에 노건평씨 사건이 터져나온 것이다. 노건평씨 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음을 짐작하게 된다.
한 정보기관 간부는 "건평씨 이름이 나오자 임채진 총장 교체설이 '쏙'들어갔다. 수사 결과는 어찌되든 상관없다."라고 말했다.(시사인 14페이지)
하지만 노건평씨 수사는 아직 정황이나 증거가 뚜렸하지 않다고 한다. 한 경찰간부는 노건평씨 경제적 이득 의혹에 대해 "단속가능성이 높은 오락실을 했을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고 "상가취득세와 관리비도 제 때 내지않았는데 차명재산일 경우 더 확실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기사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왜 그 수많은 노건평씨 기사 중 검찰 쪽 주장을 검증해보는 제대로 된 기사가 없는 걸까? 그렇게 노무현이 밉나? 아님 두렵나?
진보언론의 헛다리 짚기 - 노건평 씨 문제를 보며
2008.12.2ㅣmoveon21
IMF를 능가하는 경제위기에 다들 죽을 맛인데 느닷없이 언론의 톱을 장식하는 기사가 있다. 당연히 경제위기 극복의 기사가 톱을 차지해야 함에도 노무현 전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 문제로 언론들이 신이 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역대 가장 깨끗한 정부인 참여정부의 친인척 비리는 충분히 세상의 관심이 집중될 만한 사안이다. 취임 초기부터 사위와 처사촌 그리고 9촌 조카등의 비리가 터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친인척 비리는 사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에 큰 이슈가 되지도 못한다. 다들 이명박 정부의 친인척 및 주위 측근의 비리는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참여정부가 얼마나 깨끗한 정치를 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언론들의 보도행태는 아주 큰 문제가 있다.
아직 조사중이고 혐의가 밝혀진 것도 아닌데 모든 것을 사실인양 자극적 보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수구언론인 조중동은 원래 그런 찌라시들이니 그러려니해도 나름 정론을 표방하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행태는 스스로 조중동 찌라시와 동급을 이루겠다는 의지처럼 보여서 당황스러움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노건평씨가 비리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하며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대통령의 도덕성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 비판도 사건이 명확히 밝혀진 뒤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스스로 진보적 언론이라 말하는 언론들의 몰상식적 보도행태는 분명히 비판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잃어버린 10년을 내세워 집권한 현정부와 기득권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는 수구 찌라시들의 물고 늘어지기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자신들의 가장 큰 약점이자 열등감인 도덕성의 문제를 참여정부의 비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하겠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경제위기로 인해 집권 초기부터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잃어가는 상황에서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켜 잠시나마 숨도 돌리고 국민적 반대여론에 부딪힌 정책들도 실행할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통해 정치권에 대한 무관심을 늘리고 정쟁도 유발시켜 자신들의 목적에 이용할 좋은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름 진보언론들은 왜 그럴까. 지난 참여정부 시절 진보언론들은 조중동 찌라시와 다른 이유를 들어 참여정부를 끊임없이 공격을 했다. 그 이유는 참여정부의 지지세력보다 높은 도덕성을 보여줌으로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향성 없는 비판위주의 보도행태는 대안도 없는 무능으로 보였고 특별히 도덕적 우위도 확보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현 정부의 무능에 대해 새로운 대안으로 진보세력이 아닌 지난 참여정부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지나친 비판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방향성 없는 비판을 이끈 진보언론들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분위기인 것이다.
결국 현 정부나 수구 찌라시 그리고 진보언론은 서로 가는 길이 다름에도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열등감을 지워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만들어진 것이며 노건평 씨 문제를 통해 극복을 하겠다는 공동의 흐름을 만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시도는 결국 대안이 아닌 상대의 흠집을 잡아 자신들은 살겠다는 분명한 한계를 가진 근시안적 접근일 뿐이며 사건의 전말이 지금의 과장된 보도행태에 비해 미비한 정도라면 또다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현정부와 수구 찌라시에 대해서는 원래 그런 집단이라 생각을 하지만 나름 진보언론의 경우에는 스스로 발등을 찍는 큰 실수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실 참여정부 기간에 진보언론 뿐만 아니라 진보세력도 비슷한 행태를 보여온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참여정부가 진보의 피를 빨아 먹는다고 비판을 했지만 스스로 참여정부와의 관계설정(비판과 협조가 아닌 무조건적 비판)에 실패함으로 무능한 집단으로 비춰지게 만들었다. 스스로 대안이 아닌 비판세력이라는 틀 속에 갇혔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뀐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보면 여전히 노무현이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에 대한 집착은 노빠들이 아니라 수구나 진보세력이 훨씬 더 강한 것 같다. 그 열등감을 벗지 못하면 진보세력이 대안세력으로 성장하기는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