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 09 + 제로나인 = ?
/ SoWhat
영구 + 09 + 제로나인 = 永久청년
처음 그가 3기 시민광장 대표로 출마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1초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2초 후에 든 생각은 '드디어 일냈군'이었다. 그래, 항상 일 내고 다니는 그가 '제대로 일내고 말았군'이다.
47년 생애에서 정치철학이 내 머리 밖으로 나와 세상을 보기 시작한 날은, 2007년 3월 6일, 시민광장 대전지역 카페를 찾은 날이다. 게시판에 두 번째로 글을 남긴 날, 유일한 글은 나흘 전 '제로나인' 그의 글이었다.
2007년 3월 2일 글을 남기고 나흘동안 외로이 얼마나 목마르게 새 방문자를 기다렸을까. 겨우내 얼어붙었던 굳은 땅이 봄비에 촉촉히 젖어 부드러워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을.
2007년 5월 22일, 대전 시내의 작은 설렁탕 집을 들어섰을 때, 몇 명의 남정네들과 함께 섞여있는 자그마한 체구지만 다부지고 쾌활한 그가 눈에 들어왔다. '유시민'이라는 유일한 공통 분모만 믿고 만나서, 지금까지 다사다난한 사건을 만들어 갈 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대전시민광장'이라는 틀이 만들어지고 어쩌다 보니 어설픈 '총무'를 맡게 되기까지 그와 함께 대전시민광장이 일을 내면서 배운 것은 "다 함께!!! 유쾌하게!!! 무조건!!!"이다.
"다 함께!!!"
몇 명 나오지 않았던 첫 모임부터 지금까지 그의 철학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이루자>이다. 그 동안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해 왔던 모든 일들이 어느 한 순간도 몇 명의 소수에 의해 제기되고 결정된 순간이 없었다. 세 명만 모여도 세 가지 의견이 갑론을박 하는 우리네들 아닌가.
서른 명이 모여서 서른 가지 생각을 내 놓고 많은 시간을 어지럽게 만드는 순간에도, 그 다양하고 혼돈된 생각들을 차분히 듣고 차분히 정리해서 하나의 결론으로 내놓을 때까지 놓지 않은 가치 '다함께'는 항상 함께 하였다. 그런 과정을 지켜 본 우리는 그 결정이 내가 내린 것으로 어찌 받아들이지 않겠는가.
"유쾌하게!!!"
지난 해 '첨맘'님이 대선 출마 결정을 내리고 올해 초 총선을 치를 때까지 그의 얼굴에서 놓치지 않은 것은 '재미있게'였다. 대선 경선을 결정한 '첨맘'님을 지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선택이었을 터이나 나는 솔직히 우려섞인 마음이 컸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모든 회원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그의 '유쾌한' 지지였다. 어떠한 상황에도, 어떠한 이유에도, 어떠한 물음에도 그의 '유쾌함'은 지침이 없었다. 많은 회원들이 그의 앞선 발걸음을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힘은 이런 매 순간순간을 그 스스로가 '유쾌하게' 즐기며 하기 때문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를 지침이 없게 한 것은 오직 우리가 모두 꿈꾸는 것, 그것을 이루기 위함이다. 많은 회원들이 그를 좇아 지금의 대전시민광장을 있게끔 도와 준 가장 큰 힘이다.
"무조건!!!"
황무지에 꽃을 피우고 옥토를 만들기 위해서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작년 참여정부가 끝날 무렵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는 너무나 큰 변화가 일어났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 땅 이렇게 달라질 줄은 꿈조차 꾸지 못하였다.
한동안 무력감이 온 몸을 휘감아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다. 아무리 단단한 벽이 있다 한들 이렇게 무지막지하고 꽉막힌 벽이 있을까, 어디 돌아갈 곳도 건너편을 내다볼 구석도 없는 요지부동이다.
대전시민광장이 지금의 모습을 가질 때까지를 생각해 보면 만만치 않은 벽들이 많이 있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소소한 벽들은 그의 앞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내었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물리치고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가는 그에게 벽은 막히면 돌아가고, 걸리면 넘어가고, 그래도 안 되면 안고 가는 것일 뿐이었다.
지금까지의 그의 추진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큰 장점이자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그룹을 이끄는 리더쉽은 구성원을 한껏 끌어안으며 스스로 따라오게 하는 것이라면 그는 진정한 리더쉽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어느 한 사람의 의견도 진지하게 들어주면서 자신의 의지가 그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신실한 사람. 1년 반동안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한 치의 주저함 없이 주장한다.
"2009년의 시민광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2009년의 시민광장을 회원의 자부심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2009년의 시민광장을 시민들 속에 파고들 수 있게 만들 사람"이라고!!!
남은 기간동안 아름다운 모습으로 경쟁하고 시민광장의 미래를 위해 훌륭한 선택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가 곁에서 본 바보 영구
/ 흐르는강물
세상에는 여러 바보들이 있다.
1. 웃음을 주는 TV에 나왔던 바보 영구 (심형래)
2. 우리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던 바보 노무현
1의 바보는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암울한) 우리에게 허파에 바람 들어가는 웃음을 주었고 그 뒤 여러가지 도전으로 우리 앞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2의 바보는 편하게 적당히 타협하고 이전에 해왔던 선임자들이 해왔던 편법과 기교을 부렸다면 고초를 안 겪고 임기를 잘 마쳤을텐데... 정말 바보같이 국민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버려가며 참을 주장했고 평등하길 원했으며, 이땅에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몸으로 보여준, 해석이 잘 안되는 바보. 퇴임 후 그토록 씹어대던 국민들이 찾아오면 단숨에 달려나가 반겨주는 바보.
그런데 왜 그 바보만 보면 눈에서 땀이 나는지, 감정이 메마른지 오래된 40대 후반의 내가 이해가 안되는 바보가 됐다. 나는 그 바보의 대안을 찾던 차에 유시민이란 숨은 바보를 찾아 내어 시민광장에 왔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시민광장의 3기 바보를 찾아야 한다.
지난 2년간 대선 예비후보 경선, 대구 총선을 통해 많은 바보들이 몸부림치고 노력해 온 것들의 결실을 얻기 위해 우리는 또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제 2의 바보는 누구인지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내가 곁에서 본 제로나인. 이 친구 이름 영구다. (나는 가끔 맹구라 부른다.) 그래서 제로나인이다.
처음부터 행동으로 말을 하는 친구다. 나보다 어리지만 상하를 아우를 줄 알고 고민하고 새롭게 변하려 노력하는 친구다. 가끔씩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도 주지만 결단과 소신이 있고.
정치 불모지인 대전에서 다른 정치집단들보다 결속력을 키우며 많이 모이게 된 계기를 만든 일꾼이었다. 정례적인 운영위원회를 통해 대전광장이 거듭나려고 노력했고 그 결실로 정기 워크샾, 운동회, 사랑방 만들기, 대전지역 개혁세력들과의 교류연대 등등을 이루어내었다.
또한 대전광장의 다음 일꾼들이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을 일년내내 한 결과, 다음 대전광장의 일꾼들 준비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래서 대전시민광장에서 그를 보내려 한다. 중앙으로. 우리 대전만의 바보가 아닌 전체 시민광장을 위해 봉사하라 땀흘리라 보내려 한다. 회원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사족 : 제로나인은 알고 보면 무진장 똑똑한데 가끔씩 진짜 바보같다.^^
* 즐기며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우리는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