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KBS 2TV <시사투나잇>이 마지막 방송을 했습니다. 시투 막방을 지켜보는 시투PD, 작가, 제작진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영상을 보실 분들께 여쭤 봅니다. 본인에게 <시사투나잇>은 어떤 프로였나요? 칭찬과 비판이 함께 <시사투나잇>을 따라 다녔지만... 심층있는 보도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프로였다는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물정 모르고 살던 제가 <시사투나잇>을 통해 세상을 알아 갔습니다.
저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인 최필곤PD님, <시사투나잇> 얼짱으로 몽구가 임명한 이지희 PD님, 진실된 곳만을 카메라에 담은 김종갑 VJ님, 그외 모든 PD님과 작가님, 그리고 제작진 분들께 수고했다는 말을 글로 전합니다.
시청자 아쉬움 속에 '시사투나잇' 종방 [TV에세이] 5년만인 983회로 막 내려…MB시대의 슬픈 자화상 2008.11.14ㅣPD저널
▲ 지난 9월 4일 발행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특보에 실린 글.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지난 1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이로써 <시사투나잇>은 2003년 11월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983회로 막을 내리게 됐다. 1000회가 17회 모자라는 숫자다. <시사투나잇>은 왜 폐지돼야만 했을까.
<시사투나잇> 폐지발언이 흘러나온 것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병순 사장이 KBS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지난 9월2일 방송의 날 기념식. 한나라당 추천 이사인 권혁부 이사가 이병순 사장을 향해 말한 내용이 KBS 사원행동 특보를 통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MB가 대선후보 시절 때 <시사투나잇>이 계속 비판해가지고, 캠프에서 이걸 가지고 논의했다는 것 아닙니까. <시사투나잇> 정리해야 합니다."
당시 권혁부 이사는 발언 내용을 부인했으나, 오히려 이병순 사장이 KBS 국정감사에서 "선 채로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을 뿐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 일부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 <시사투나잇>의 존폐여부는 연일 공방에 올랐고, 제작진들은 연일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편성을 확정짓고 난 뒤 가을개편 기자회견장에서까지 이들은 침묵의 피켓시위를 벌이며 폐지 방침에 항의를 했다. 편성과 제작본부장은 "내 소관이 아니다"며 사실상 정치권의 외압을 인정했고, 3개월간의 소용돌이 끝에 결국 <시사투나잇>은 폐지됐다.
▲ 우현경 PD가 노근리 평화상 수상소감을, 최경숙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수상이유를 밝히고 있다.
<시사투나잇> 앵커인 강희중 PD는 3일 방송 마지막 멘트를 통해 "그동안 <시사투나잇>은 소외된 이웃을 취재했고 자본과 정치권력을 비판해왔다. 누군가는 이야기했어야 할 주제이다.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 가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시사투나잇>은 그동안 사회의 부조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을 견지한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사투나잇>은 노근리평화상위원회(위원장 이만열)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로부터 인권상 언론부문상을 받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시사투나잇>이 이날 방송에서 선보인 5년을 정리한 노래는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카 크다.
"농민들이 뿔났어. 모두 다 여의도에, 탄핵은 작은 촛불을 밝게, 故 김선일씨가 떠났어, 그런데도 파병은 또 계속 이어졌어. (중략)…줄기세포 시끄럽던 겨울밤이 It‘s right. 말없는 그림 한 장 그리고 폭로, 나라가 뒤집어졌어, BBK. 검색이 1위 강부자 또 고소영. (이건희) 회장님 주변은 온통 치외법권. 그 와중에도 서울은 뉴타운 바람이 다 쓸고가. 이렇다 저렇다 모든 소식을 담아. 시사 투나잇 all right. 할만은 해. 때로는 뉴스 뒤에 진실 다 풀어내. 거침없이 퍼지는 MC 멘트, 그 어떤 가감도 없앤 인터뷰. 우리는 절대로 강함에 굴하지 않아. 약한 이의 손을 잡고. 아직 못 한 말들이 남았는데."
이날 방송에서는 이건희 삼정그룹 전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솜방망이 처벌과 같은 자본권력에 대한 비판 그리고 KTX여승무원, 기륭전자, 이랜드 등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우리 시대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지난 방송들을 찬찬히 훑어봤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계속 응원의 글을 보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지난 몇 년 간 힘없고 소외된 서민들을 위한 주제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렸던 시사투나잇"이라며 "각종 쇼프로와 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찌든 우리내 머릿속을 정화시켜주던 진정한 시사프로그램이다. 이 결과가 정치적 외압이든 방송편성상의 폐지든 간에 잊지 못할 프로그램이자 추억으로 함께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시사투나잇> 게시판에 올라 오고 있는 시청자 의견들
또 다른 시청자도 "마지막 방송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시사투나잇>을 통해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조금 더 이해하고, 한국인이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행동 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강자들의 헤게모니에 맞서느라 가시밭길을 걸어왔던 <시사투나잇>, 폐지가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생방송 시사투나잇> 후속 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360>이 17일부터 방송된다. 새 프로그램에 인사발령을 받은 제작진들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이영돈 시사정보팀장이 "<시사투나잇>의 마이너리티적 시선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 그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MB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목도하며 분노하고 제작진과 함께 슬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