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친구들이 의료보험 민영화나 FTA 등을 물어보아서 저도 부족하지만 시민광장에서 조금씩 눈 보기 해두었던 것을 이야기해 주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제가 그 아이들에게서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친구들은 나라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어제, 쇠고기에 대해서 영어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하시면서, "고등학생들은 너무 극단적이다. 애들이 핸드폰으로 문자 하면서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루머가 퍼지고 어쩌고 저쩌고... 이런 저런 루머가 퍼지는 데... 쇠고기를 칼로 잘라서 물에 씻어도 전염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라고 말씀하시는 데 갑자기 아이들이 한꺼번에 그건 루머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선생님도 아시라고 그러면서 그 외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더 해 주었습니다. 반 아이들끼리 한바탕 토론이 벌어진 상황에 선생님이 당황하시며,
"어쨌든, 우리 나라가 힘이 약해서 그런 거니까 너희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자, 자 공부하자~" 로 수습하긴 했지만 아이들 웅성거리는 게 쭈욱~ 쉬는 시간까지 계속 되었어요.
누군가 와~ 하니까 덩달아 와~ 하는 게 아니에요. 정확히 알고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그러고 나서 주장을 하는 거에요.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광우병 이야기가 당연한 이슈로 수다 대상입니다.
오늘, 체육대회 발야구 때문에 연습을 할 때에도 운동장 한 켠에서 반 아이들끼리 삥 둘러 앉아서 광우병에 대해서 아이들 서로서로가 의견을 나누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할 수 있는 게 청계천 시위밖에 없다고, 우리도 청계천 가면 안되냐고 저한테 같이 가자고, 친구 몇 명이 물어봤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도 제 친구들도 서울 가 보는 게 다섯 손가락으로 꼽거든요.
저만 하더라고 제 기억으로 세 번. -,.-... 고모댁 갔을 때, 홍대, 이대 놀러갔을 때, 유벗 창립식 때. 한 번 나가려면 돈도 돈이거니와 왕복 4~5~6 시간은 걸리니까 서울 갈 생각 하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무엇보다 어무니 아부지 몰래 가야 하니까. =_=- 자세히는 모르겠는 데 시위가 계속되는 건가요? 혹시 밤 늦게 하나요? 저희는 김포 송정에 오는 10시 버스가 막차인데. ㅠ_ㅠ ...
모쪼록 광장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이 드디어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에요. 인터넷 강의와 쇼 프로, 드라마밖에 없던 애들 PMP에 PD수첩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덕분에 저도 새벽에 몰컴 하지 않고 편하게, 맘 놓고 심각하게 피디수첩을 봤어요. 시민광장에서 좋은 글 몇 가지 프린트해서 아이들이랑 내일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요.
예전에 친구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속상하다네, 하고 여기 와서 신세 한탄 했었는 데, 그거 다 취소할래요. 여지껏 제 친구들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저 몰랐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