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려고 하면 그 가벼운 흥분감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그런지 잠을 설치는 습관이 있다. 어제도 그렇게 설친 채 전세버스에 실려 내내 뒤척이며 대구에 왔다. 날이 덥다.

수성시장 사거리에서 하차하여 점심을 먹기 위해 수성시장으로 들어갔다. 마침 주호영 후보 부인이 시장순례를 하고 있던 찰라인가 보다. 그간 한나라 독점의 선거판에 한번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던 주 후보 부인이 직접 나섰다는 사실은 주 후보 측의 속내가 그리 간단하게 상황을 보지 않는 것이라고 유세 중 만난 대구분은 말씀하신다.
내가 넉살좋게 '안녕하세요, 저희는 유시민 후보 지지자입니다. 서울서 왔습니다.' 인사를 건네자 주 후보 부인도, '아, 딱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하며 인사를 건넨다. 유티즌은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개인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우리 조(사당 출발팀을 3조로 나눴는데 솔직히 몇 조인지 모른다.^^)는 여유있게 인사를 건넸고 주 후보 부인도 그리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렇게 추어탕과 쑥국이 메인 디쉬인 정식을 10여 명이 먹고 각자 3,500원씩 갹출해서 냈다. 음식 맛은 솔직히 미각적으로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문제겠는가... 그리고 여럿이 먹으니 먹을만 했다. 대구의 시장풍경은 흡사 1970년대 서울 황학동시장만큼 황량했다.
솔직히 한국 기득권의 상징이라고 프로파간다되어 온 대구가 이렇게 시간이 정지된 풍경인지 몰랐다. 대구를 팔아먹는 위정자들의 사탕발림이 얼마만한 기만인가를 단적으로 증거하는 스틸컷 같았다. 유시민 의원이 당선되어야 할 필연이 여기 있다.
동아백화점 앞 첫번째 참석유세가 끝나고 두번째 동성초등학교 4거리 유세 전까지 우리는 각자 쓰레기를 주우며 구전홍보에 나섰다. 쓰레기봉투를 낱개로 안 팔아서 묶음 10개 한 팩으로 사서 그것을 다른 네티즌에게 무상(?)으로 분양했다.^^
날이 덥다... 대구날씨, 말만 들었는데 벌써 초여름 기운이다. 그렇게 1시간 가량 구전홍보와 청소를 하고 동아초교 4거리에 모였다. 4거리는 유티즌들로 빽빽하고 나는 4거리 중 신천 가는 쪽 길 맨 끝에 위치해서 열심히 손으로 7번 표시를 하고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히며 유시민을 외쳤다.
그런데 그때 그런 모습을 건물 한 구석에서 지켜보던 대구분 둘이 이야기를 하는데, '유시미이가 지금 10몇프론데 주호영이 60프로를 어찌 따라잡노.'하면서, 동아일보와 대구매일이 오늘자 보도로, 영남일보가 지난 3월 25일인가 조사한 이미 철 지난 소식을, 현재 조사인양 왜곡 보도하는 것을 진실인양 믿고 떠드는 건지, 아니면 마타도어를 하는 건지 아주 주위 눈치를 봐 가면서 은밀한 전파 중이다.
그래서 내가 다가가서 정중하게 인사하고 4월 2일자 여론조사가 주호영 46프로이고 유후보가 32프로로 주 후보는 하락세고 30대에서는 유 후보가 높으며 40대에서도 혼전 중이고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이런 추세면 선거 당일날 가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최신 소식을 전했더니 뻘쭘한 표정들이시다.
마침 그 순간 유 후보가 쐐기를 박으며, '지금 지난 3월 20일경에 조사한 여론조사가 진실인양 유포되고 있는데 유권자 여러분 그거 믿으시면 안됩니다. 지금은 초박빙 상태이니 여러분이 찍어주시면 유시미이는 됩니다'라고 사자후를 터뜨리자 아무 말도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렇게 신나게 율동을 펼치고 대동세상을 만들며 롯데마트 중동사거리 마지막 유세에서 축제는 절정에 이르렀다. 바람이 저녁에 좀 차갑다. 후드 티 모자를 올려쓰고 신명나게 율동을 하던 중 중동사거리에서 만나기로 한 부산친구가 차를 끌고 마침 도착하여 같이 마지막을 즐겼다.
땅거미가 이미 져서 어둑어둑한 가운데에서도 나는 밀려오는 차량과 대구분들에게 종교처럼 간절한 기원을 담아 합장같은 절을 했다. 700여 유티즌은 마지막 연설 후에도 20여분을 더 대동세상으로 가는 축제를 지향했다.
대구분들의 표정은 이미 굳지 않았다. 그들을 성처럼 둘러 싸고 있던 권위의식은 이미 충분히 눅어서 내 종교같은 간구에 클랙션과 손짓과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손짓으로 화답되었다... 그렇게... 저 심연에서 울컥하는 뭔가를 느끼며 마지막 중동사거리 유세를 마쳤다.
그리고 파라다이스 찜질방을 가려다가 푸욱 자는 게 나을 듯 해서 월드트럼프 뒤 로미오와 쥴리엣 모텔을 같이 유세지원하던 대구 유티즌께서 안내해주셔서 그곳에 방을 잡았다.
방에 오니 완전 파김치지만 막창 먹으면서 마지막 한 표라도 훑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부산친구와 함께 수성못 마루라는 막창집에 가서 오십세주 만들어 마시고 주인에게 다시 한 번 유시민 지지부탁을 했다.
마루에는 온통 유티즌들 세상이었다. 딱 봐도 유티즌이다. 그들은 유시민 유시민을 연호하며 불콰해져 있었다. 따뜻한 밤이다. 내일을 위해 과음의 유혹을 절제하고 친구와 수성못 한 바퀴를 돌고 걸어서 카네기 나이트 건너편 로미오와 쥴리엣으로 귀소(歸巢-모텔이지만 하룻밤 둥지니 이런 표현을 썼다.^^)했다..

그리고 단잠을 자고 아침이다. 천국은 따로 없다. 여기 황금사거리 로미오와 쥴리엣 모텔이 천국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 리의 'Heaven'을 re-posting한다. 안 오신 분들은 지금 티켓을 끊고 출발하시라. 여기가 천국이다. 수성을이 말이다.

한희원 作
Heaven - Chris Rea
I see a turning wheel
그곳을 왕복하는
On a dusty track
사이에 낀 빈 틈과
Caught in the void and empty space
텅 빈 간격에 걸려 먼지투성이 철로 위에
In between there and back
굴러가는 바퀴를 보세요
And the paradise of going somewhere
어디엔가 있을 낙원은 아직도
That's still so far away
너무 먼 곳에 있네요
Happy, boy you bet I am
내가 이 미소를
Holding on to this smile
꼭 간직하고 있는 한
for just as long as I can
틀림없이 행복하다고 장담해요
Heaven Heaven
매우 행복한 낙원과 같아요
It's all bright in front
전면은 온통밝고
And it's all dark behind
뒤에는 어둠뿐이예요
Livin' for the now
현재를 위한 삶이란
that's in between the bridges
다리와 표지판 중간에
and the signs
놓여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And getting there is
다른 사람들이 소원을
still a long long way to go
꿈꾸고 있는 동안은
While the others
낙원으로 이르는 길은
dream and wish
가기엔 아직도 너무나 먼길이죠
This is everything
내가 표면상 알아야 할 건
I officially need to know
이게 전부예요
Happy, boy you bet I am
이 미소를
Holding on to this smile
꼭 간직할 수 있는 한
for just as long as I can
난 틀림없이 행복하다는 것
Heaven Heaven
매우 행복한 낙원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