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께서 만드는 토론사이트 성격에 대한 이해
이미 노짱께서 웹2.0을 토대로 새로운 사이트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아마 3월말쯤 오픈한다고 했지요? 이제 2~3주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이트의 성격에 대해 이곳 '노하우촌'를 방문하시는 분들 간에 인식을 공유하는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이트 성격에 대해서 인식을 공유해야 공동체 건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의 주관적인 분석을 내놓겠습니다. 이것은 곧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새로 오픈하는 사이트가 "이런 저런 성격의 사이트였으면 좋겠다."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희망사항이지요.
먼저 노짱님의 말씀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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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된 사이트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놓고 여러 사람이 서로 질문하고, 의견을 말하고, 자료를 올리고, 연구까지 공동으로 하는 방법을 채택하려고 합니다. 웹 2.0 개념으로 해보자는 것이지요." |
저는 개인적으로 웹2.0을 '개방, 공유, 참여'의 정신을 표방한 일종의 패러다임 or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굳이 웹2.0이 뭐냐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시간낭비라고 생각되구요. 중요한 것은 '개방, 공유, 참여'라고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개방, 공유, 참여라는 가치는 노짱님이 말씀하시는 '민주주의론'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글이 길어질까봐 다음에 이야기 나누기로 하구요.
결국 웹2.0이라는 프레임 혹은 패러다임 자체가 민주주의의 진전을 성취하는 것, 즉 진보를 기치로 내세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일전에 노짱께서 우리를 어떻게 부를지 고민해보자고 하셨는데요. 저는 시인 김춘수님의 꽃이 떠오르더군요. 잠깐 시를 감상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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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 |
글쎄요. 어떻습니까? 굳이 해석을 달지는 않겠습니다. 우리 서로가 향기로운 존재가 되는 것, 공동체 구성원이 되는 것, 그것은 이름을 불러주는 데서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서로를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을까요? 어떻게 불러드릴까요? 저는 웹2.0의 정신, 민주주의의 정신으로 우리 공동체의 이름을 우리 스스로의 참여를 통해 지었으면 합니다. 댓글로 해볼까요? ^^
사이트의 성격에 대하여
저는 노짱께서 토론사이트에 대해 말씀하신 이후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일단 위키피디아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얘기를 듣고 '기록이나 자료의 축적 혹은 보관'에 애정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구요.
그것은 흩어져있는 우리의 지식이나 통찰력을 축적하여 집단지성으로 발전하자는 의미겠지요. 집단지성으로 뭐 할거냐? 글쎄요. 어떤 주제에 대해 함께 자료를 모으고, 서로의 깨달음을 주고 받으며, 이것을 축적하면 책 한 권도 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제 나름대로 두 가지의 관점을 획득했는데요. 노짱께서 오픈할 사이트는 '집현전 + 규장각'이 아닐까 합니다.
집현전은 세종대왕 시절 젊은 학자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지피고, 새로운 사상의 정립과 전파를 위한 연구소였습니다. 실제로 집현전 학사들의 업적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습니다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업적은 조선시대를 관통하는 사상을 정립했다는 것입니다.
그 사상의 옳고 그름, 발전과 퇴행에 대한 가치판단을 떠나서 어찌됐든 조선 500년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관습헌법상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판결을 이끌어 낼 정도로^^ 당대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요.
저는 앞으로 오픈될 사이트의 기본성격을 집현전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그럼 집현전에 들어가서 공부할 학사들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노짱께서 불러주시든 안불러주시든 집현전에 들어가서 스스로 집현전 학사가 될 요량입니다.
거기서 우리의 민주주의 사상을 정립하고, 체계를 세우고, 이를 널리 전파하는 데 제 작은 능력을 발휘해볼 생각입니다. 뭐 대단한 지식이 필요하겠습니까? 그저 함께 이야기 나누고,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을 주고받다보면 인식의 지평이 넓어질테고, 거기서 새로운 통찰도 얻게 될 것이고, 이걸 다시 주고받으며 서로 상승하는 것이죠.
그래서 새로 오픈하는 사이트의 기본성격을 집현전으로 보는 것이구요.
두 번째로 노짱 사이트는 규장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종대왕에 의해 집대성된 유학은 조선 후기로 넘어오면서 수구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논리로 변질됩니다. 그러나 이 시기 중국의 청나라에서는 양명학이니 고증학이니 하는 새로운 학문사조가 일어나지요. 사상의 교체 시기였습니다. 사상이라는 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기득권 옹호논리로 전락할 따름이겠지요.
하여간 이 시기 조선에서는 정조대왕이 젊은 학자들의 새로운 사고를 뒷받침하기 위해 규장각을 설치합니다. 아쉽게도 정조의 새로운 정치가 노론이라는 당파과 세도가들에 의해 좌절되면서 규장각 역시 새로운 사상을 꽃피우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만, 그 역사적 의미가 퇴색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어찌됐든 규장각은 국립도서관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도서관은 아니지요. 정조의 개혁정치를 뒷받침하는 각종 정책을 만들어내고, 개혁세력을 길러내는 곳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집현전과 비슷한 성격이지요. 다만 저는 집현전과 달리 규장각이 도서관이라는 측면에서 기록의 보관과 저장이라는 것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거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모두 끄집어내면 어디까지 써야할지 저로서도 가늠이 안되는 관계로 일단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일단 저의 주관적인 해석이라는 점을 감안하시되 무시하시지는 마시구요.^^
간단하게 정리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 새로운 사이트의 성격 : 학문을 연구하는 '집현전'과 기록물을 저장하는 '규장각'을 합쳐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우리의 역할 : '참여'정신으로 스스로 집현전 학사가 되고, 기록을 축적하여 보관하고, 이를 서로 ‘공유’하여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올바른 민주주의 사상을 세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P.S
이걸 뭐하러 하느냐? 어떻게 전파할 것이냐?는 물음은 여전히 남지요? 일단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온라인 상에서 전파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구요. 오프라인은? 노짱께서 봉하마을로 내려가신 이유가, 그리고 유시민 의원이 대구로 내려간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하고 저 혼자 주관적으로 생각해봅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한양의 정치에 실망하고 고향으로 낙향해 서원을 세워 후학을 길러내고, 향약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일구어 끝내 그 시대를 지배했던 역사가 떠오릅니다. (아이구 길어지겠다. 일단 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