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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신화 A to Z 올린 사람입니다. 여기저기서 주워 읽은 것과 학교에 레포트로 제출한 내용과 머릿속에 들어있는 허접한 지식으로 배설한 어설픈 글을 메인에까지 올려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워낙 남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이런 상황이 기뻐야 하는데도, 아직은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은 대학교 1학년의 얕디얕은 지식과 어설픈 글재주에 대한 부끄러움이 더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번 글의 뉘앙스가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무식하니, 난 이렇게 똑똑한데”라고 잘난 척하는 것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글을 올립니다. |
앞선 글에서 부끄러운 대통령을 선출한 이유가 수구언론의 반노무현프레임 만들기와 인터넷의 지각변동 그리고 부동산 투기 심리 정도로 꼽아봤다. 이렇게만 써놓고 보니, 이명박을 뽑은 사람은 다 무지한 대중이고, 천민자본주의 신봉자들이고 나는 무슨 위대하고 청렴한 선각자나 되는 마냥 씨부린 거 같아서 참 부끄럽다.
물론 과반의 지지를 보낸 국민들의 선택이 옳다고 보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무지한 대중이라고 매도하면서 그 반대, 혹은 그 위에서 각 좀 잡고 손가락질 할 위치는 아니다. 과연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라는 댓글이 유행할 때, “멍청한 놈들, 니들이 뭘 안다고”라면서 혼자 속으로 욕하면서 뭔가 나는 남들보다 더 똑똑한 거 같고, 더 잘난 거 같은 허위의식에 그들을 무시하고 다른 페이지로 유유히 옮겨가면서 웹 서핑을 즐긴 것 아닐까?
물론, 내가 그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관심이 없는 것을 욕할 수가 없듯, 내 자신이 그런 상황을 방관한 것에 대해서 자책 할 의무 따위도 없다. 나 역시도 정치면 기사를 읽는 시간보다, 오락프로그램을 보면서 웃고 떠드는 시간이 더 많은 평범한 대중이니까.
그래서 나는 이번에 소위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멍청한 정치꾼들한테 그 책임을 묻고 싶은 거다. 책임전가라고 욕하지 마라. 사람들은 이미 분명히 투표할 때, 그들의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는 눈물겨운 호소에 한 표 던져주면서 그 책임을 이미 일임한 것이다.
내가 나열했던 이명박 신화의 실체 역시 분명 이번 대선의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단지 좆선일보가 만든 프레임에 온 나라가 놀아난 것일까? 불로소득을 인생의 묘미로 아는 졸부들이 열심히 투표를 해서 이명박이 당선된 것일까? 수구언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현실, 기득권 계층이 보수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현실, 언제나 있어왔던 것이다.
민주화 항쟁을 통해서 얻은 것이 겨우 전두환과 다를 것이 하나 없는 노태우의 당선이고, IMF가 터지고도 겨우겨우 DJP연합으로, 이인제의 출마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다면 대통합을 위해 몸을 내던졌다고 자랑하는 정동영이 현실적으로 옳은 것일 수도 있다. 호남 출신인 자신이 DJP연합이나 정몽준과의 단일화처럼 뭔가 대통합을 이뤄낸다면 10년, 5년 전처럼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실패했다. 이명박이 지역주의의 화신인 한나라당의 영남지지에 서울시장의 경력을 업고 수도권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이 된 것을 보면, 아마 정동영과 그 무리들은 대통합을 이루지 못해서 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식의 논리라고 본다면 이회창이 출마하여 상대 진영이 분열되고 이명박 혁명을 부르짖던 조갑제가 조중동을 까고 있는 상황이 왔음에도 승리하지 못한 것은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이번 대선 패인의 핵심적 요인을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소리다.
100분 토론을 보니, 최재천이 나와서 한다는 소리가 주구장창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뒤엎을 수가 없었단다. 엄청난 차이로 졌으니까 대통합을 이루지 못해서 졌다는 소리는 차마 못하니,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단다. 그 뿐만이 아니다. 보수언론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진보언론들까지도 정권 심판론을 들이댄다. 한마디로 어이없다. 왜 솔직해지지 못하나.
솔직하게 한 번 얘기해보자. 간단한 예로, 서프나 시민광장에서 정청래를 싫어한다. 과연 우리가 싫어하는 이유와 일반 시민들이 정청래를 싫어하는 이유가 같을까? 물론 정청래는 대한민국에서 인지도가 0.1%도 될까 말까한 인물이긴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정청래를 싫어한다면 열린우리당의 대표인사인 정동영 시다바리이기 때문에 혹은, 인상이 재수 없어서 둘 중 하나일꺼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참정연과 국참연이 왜 싸웠는지, 유시민이 왜 난타당했는지,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왜 무너졌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이 정치개혁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싫어한 것이 아니다. 그냥 사람들은 '노무현'이 싫다. 그래서 열린우리당도 싫고, 대통합 민주신당도 싫다는 거다.
이렇듯 대통합민주신당이 무너진 것, 분명 노무현이 싫어서, '심판론'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범여권이 접근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다. '심판론'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이 아니라, '심판론'을 제대로 반론하지 못했기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 “경제가 죽었다” → “이것도 다 노무현 때문이다”
우선, 경제가 죽은 것도 아니며,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이 모두 다 노무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홍보해야 했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 문제라고 일컬어지는 부분들이 이명박 당선으로는 심화되면 심화될 뿐,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BBK에 올인하느라 경제문제는 제대로 이슈화하지도 못했다.
내가 친구들에게 떠들고, 글을 써봤자 4700만 국민에게 효과가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대선 전에도 이명박을 상대로 주구장창 태클 걸었던 것이, 경제문제였다. BBK야 워낙 이슈화가 되었기 때문에 또 다루기 귀찮은 면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를 이명박이 자칭 경제대통령이라고 하면서 그의 어설픈 경제논리와 무서운 경제정책과는 상관없이 '경제'라는 이미지를 선점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명박을 무너뜨리려면 이명박의 어설프고 무서운 경제논리를 공격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BBK뿐 아니라, 이명박의 화려한 전과 경력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음에 충분하지만, 이회창이야 워낙 대쪽, 대쪽 이랬으니, 아들들 병역비리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삼성이 비자금 몇 천억씩 굴리고, 한화회장이 조폭동원해서 사람들 짓밟았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현실에서 정치인보다 경제인의 색을 더 띄고 있는 이명박에게 도덕성은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경제논리로 붙었으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그래도 패배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애시당초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명제에 반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합민주신당이 어떤 스탠스를 취해도 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소한 말 한마디 꼬투리 잡아가면서, 외신뉴스 자의적으로 편집해가면서 수구언론이 반노무현 프레임을 만들 동안, 인터넷에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가 유행할 동안, 도대체 열린우리당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말이다.

그나마 여기저기서 노 대통령이 난타당할 때, 이를 열심히 방어하느라 '경호실장'이라는 호칭을 부여받은 유시민을 집안에서 공격함으로써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자인하는 꼴이 됐고, 지방선거 참패하고 “국민들의 뜻에 따라” 당을 깨고 대통합을 위해서 몸을 던졌다는 정동영이 결국 앞장서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재확인시켜준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스스로 확인시켜줘 놓고, 필요할 때만 자신이 정통성 있는 후보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 꼴이라는 것이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정동영의 말에서 사람들은 '다시 한번'이 아니라 '잘못'을 문책한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잘못'을 스스로 발설하고 그것에 얻어맞은 꼴이다.
수구언론들이나 한나라당이나 노무현 심판론을 거들먹거리는 거 이해할 수 있다 이거다. 항상 그래왔던 놈들이고, 그것이 존재의 이유니까. 그런데 도대체 왜 그것을 앞장서서 막아서야 할 놈들이,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느냐는 말이다. 차라리, 시기적으로 심판론을 뒤엎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심판론에서 자유로운 손학규가, 그보다 더해서 심판론을 뒤엎을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심판론 자체를 부정할 수 있고 그것을 호소력 있게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시민이 후보로 나왔으면 이 정도 참혹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벌써 친노세력 배제 이런 개소리 나오기 시작한다. 대선 참패의 책임을 노무현 정권과 그 세력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다. 그런 식으로 몰아간다면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은 결국 도로 민주당으로 호남 지역정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정동영의 정풍운동은 새로운 정치를 위한 진정성이 아니라, 권력을 향한 질주의 과정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