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머니는 올해 71세의 귀여운 할머니입니다.
어머니는 매우 트인 정치 의식을 가진 분입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머니는 박정희의 유신헌법을 반대해서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고, 민정당과 민자당 시절에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나오면 꼭 그녀에게 한 표를 던졌던 분입니다.
여자로서 여성 국회의원을 찍어야 한다는 어머니 나름의 소신이셨죠. 저는 이것이 당을 떠나서 정치적으로 매우 올바른 행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어머니는 2002년에는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께 한 표를 드렸고, 2007년에는 정동영 후보에게 한 표를 드렸죠.
저희 집은 40년째 동아일보를 구독하는 가정입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동아일보를 봤죠. 그런데 어머니는 동아일보의 기사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믿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노 대통령 덕입니다. 어머니의 상식으로 봤을 때, 한 국가의 대통령을 이 정도로 폄하하고 365일 내내 비판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요.
집 한 채를 가지고 종부세를 내지 않고 사치하지 않고 사는 어머니의 일상은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나빠진 것이 없고 오히려 좋아졌다는 겁니다. 병원비가 내렸고, 김대중 정부부터 노인분들에게는 몇 만원인가 주는 것이 있답니다. 더욱이 과거에 비하면 물가가 생각만큼 크게 오른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러니 경제가 파탄이라는 동아일보의 말이 씨알이 안 먹힌 겁니다. ㅎㅎㅎ
물론 제가 종종 인터넷으로 어머니에게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보여드립니다.
막말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말의 전문을 다 보여드립니다. 그러면 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금방 이해하시지요. 그래서 요즘 어머니는 '노 대통령이 이제 편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 그 때가 좋았다고 말을 할 거다'라고 하십니다. 세월이 가져오는 상식의 지혜를 어머니에게 배웁니다.
이런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바로 유시민 의원입니다.
저도 유시민 의원을 좋아합니다. 저는 유시민의 책을 통해서 좋아하게 되어서 지금은 유시민의 정치적 가치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유시민 의원을 텔레비젼 토론을 통해서 보고 매우 똑똑하고 곧다고 생각하고 계신 듯 합니다. 게다가 복지부 장관을 할 때, 여러 일들을 보고 더욱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밖에 나가서는 유시민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지는 못합니다. 왜냐면 주위 친구분들이 모두 명박이 일당(어머님 표현)들이라, 언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노통을 이해하고 유시민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친구분들 사이에서 정치적 왕따(?)입니다. ㅎㅎㅎㅎㅎㅎ
어제 어머니는 20년째 다니고 있는 동네 작은 미용실에서 50대의 헤어디자이너 유빠를 만났습니다. 이 분이 미장원 사장님의 동생인데, 동네 손님들이 모두 이모라고 부른답니다. 마침 어머니가 이모에게서 염색을 하고 머리를 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장원에 온 동네 젊은 여편네(어머니 표현)들이 왕왕 떠들면서 이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니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난리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니 : 노무현 정부도 잘 한 것이 있지. 잘 한 것은 잘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 줘야지...
그랬더니 머리를 감기던 이모가 반색을 하더랍니다.
이모 : 그럼요. 이 정부가 복지는 아주 잘 했어요. 특히 저, 유시민 장관이 일을 아주 잘 했죠.
어머니 : 어... 이모도 유시민 좋아하나? 나도 유시민 좋아하는데...
이모 : 저는 유시민 팬이에요. 장애인 관련한 복지 정책을 유 장관이 똑부러지게 잘 했는데, 다 마무리를 못 했고, 공무원들도 좋아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함)
어머니 : 우리 애 말이 다음 대선에 나온다던데...
이모 : 저는 100% 유시민 찍을 거에요.

나중에 듣고 보니, 이모네의 셋째 아들이 경증인 장애라서, 이모가 여기저기 관공서에도 다니고 복지 정책에 관심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 장관이 복지부를 맡고 나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네요.
오늘 신문을 보니, 유시민 의원이 대구로 떠난다고 기사를 봤습니다. 그 동네가 어떤 곳인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선한 의지와 신념은 언젠가는 이모와 같은 지지자를 만나게 될 겁니다.
유시민 의원님, 건승하십시오.

추신.
시민광장도 힘 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