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우리 근대사 최악의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과정도 최악이었고, 결과 역시 최악일 것이며, 그 후유증 역시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다.
가장 추잡한 음모와 배신의 결과물들로 채워진 구도, 역사상 가장 추잡한 후보의 압도적 당선, 그리고 그 당선자와 그런 더러운 당선자를 뽑은 국민들을 기다리고 있는 무서운 업보들이, 역사가 이번 선거의 댓가로 지불해야 할 것들이다.
아마 내일부터 여기저기서 '노무현 때문에 졌다' 논리로 '방패막'을 치고 나오는 '버러지' 같은 세력들이 출몰할 것이다.
선거기간 내내, 단 한번의 진정어린 반성도 없이, '우리를 안 찍는 건 더러운 후보 찍는 것', '우리 안 찍으면 제 2의 후단협'이라는 식으로 '진짜 참여정부 지지자'들을 '협박'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 해 왔던 정똥을 비롯한 '신난닝구 세력'들은 '자기들 빼고는 모두가 다 예견했던' 이런 결과 하나 내다보지 못한 잘못을 감추기 위해, 애꿎은 참여정부 세력 탓을 하고 나설 게 뻔하다.
얘네들 뿐만이겠나?
이번 선거의 '사상 최악의 참패'를 '노무현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서는 '쪽팔려서 견디기 어려울 지경'에 몰린 딴겨레와 개마이를 비롯한 '사이비 진보세력'들은 자칭 '민주평화개혁세력'이 지난 대선에 비해서 거의 절반 가깝게 쪼그라든 득표율을 모두 '참여정부의 실정' 탓으로 돌리고 나설 게 뻔하다.
민노충류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정멍준 효과' 때문에 자신들의 표를 뺐겼다고 주장했던 지난 대선보다도 더 적은 표를 얻어놓고도, 자기들 반성은 하나도 없이 몽땅 '노무현 탓'을 하고 늘어질 테니 말이다.
그러나 속지 마시라. 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번 대선의 패인?
거시적으로는 지난 5년간 온 나라를 물들였던 '조중동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최면술 같은 선전선동'의 결과물이 나타난 것 뿐이다. 매일 전 국민의 절반 이상, 식자층의 60% 이상이 노출되어 온 이른바 '모든 게 노무현 탓 주문'이 마침내 그 '주술의 위력'을 드러내 보인 탓이다.
미시적으로는 이런 '주술을 이용한 선전선동'에 맞서 싸울 후보를 우리가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술'은 오직 '진실'로만 깰 수 있는 법이었건만, 우리는 '지난 5년간 지면을 도배했던 것은 대부분 거짓'이라고 말해 줄 후보 하나 없었으니, 애초부터 주술을 깨뜨릴 수 있는 최소한의 '진실'조차도 없이 '주술'과 맞섰던 게 패착이었던 셈이다.
그 결과 이른바 '민주평화개혁세력'은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의 득표를 모두 합쳐도,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혼자서 득표한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패를 당한 것이다.
이 참패가 '우리들 속의 저들'이 지껄이는 대로 '노무현 탓'이 아닌 증거는 차고 넘친다.
첫째, '노무현이 지나친 개혁정책'을 펼친 탓에 안정지향 유권자가 떠났었던 것이라면, 노무현보다 훨씬 보수적인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이 노무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른바 잡탕신당은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정책이 '급진적'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정 후보 본인이 그 정점을 이루는 당이다. 그 탓에 선거기간 내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핵심들을 버리고, 이른바 '안정희구세력들도 잡는다'는 명분 하에 종부세, 양도세 완화 등과 같은 '딴나라와 다를 바 없는 공약'들을 쏟아내 놓았는 데도, 투표자들 중 득표율도, 그리고 기권을 포함한 전체 유권자 중 실질 득표율도 모두 노무현 후보에 비해서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후보와, 그 추종세력들은 이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둘째, '노무현이 지나친 우경화'를 보인 탓에 이번 선거가 참패한 것이라는 논리로는 민노당의 대참패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
만약 이런 논리가 참이라면, '노무현보다 훨씬 보수적'인 후보가 '민주평화개혁세력의 1진 대표'로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민노당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득표를 해 냈어야 옳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선 '정멍준' 효과도 없었고, 문국현 후보는 오락가락 좌충우돌했을 뿐 아닌가?
많은 부문에서 민노당과 대척되는 정책을 내세웠던 문국현에게도 빼앗길 만큼 허약했던 '자기만 진보인 줄 아는 기회주의 세력'은 이번 대선에서 그들의 기회주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받았을 뿐이다. 민노당, 손석춘류, 홍세화류, 개마이 일부, 딴겨레 일부들의 '노무현 우경화 탓 담론'은 마땅히 폐기되어야 할 자가당착적 논리일 뿐이다.
이번 대선은 한마디로 '이번 대선의 주인공 역할을 해야 할 후보'가 출마를 원천봉쇄 당한 상태에서, '주인공에 반대하던 세력'들끼리 판을 짜서 자기들끼리 대표선수 뽑은 격에 불과한 셈이다.
당연히 '가장 많이 반대한 세력'이 1등 먹을 수밖에...
'주인공이 빠진 선거'다 보니, 거의 40%에 가까운 국민들은 '투표할 의욕' 자체를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 중 절반인 20%는 애초에 투표하러 잘 가지 않는 계층이었고, 최소 10%는 판이 잘 짜여지고, 깨끗한 후보가 나와서 이길 수 있는 싸움임을 보여줬더라면 분명히 우리 표로 만들 수 있는 표였지만, 이번 대선판은 이런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니 고스란히 불참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다.
DJ로 대표되는 '구 민주화세력'의 '집토끼론'은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세판단임이 드러났다. 민노류로 대표되는 '개혁실종론' 역시 민노당의 참패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번 대선은 '친노무현 세력이 빠진 상태에서 반노무현 세력의 대표를 뽑는' 요식행위였을 뿐이고, 그 결과 예상대로 '반노무현의 대표로 우리 근대사 가장 더러운 후보'가 뽑힌 것이다.
우리가 가진 대표는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깨끗한 대통령'이니, 너무나도 당연한 귀착이라 할 것이다.
대선도 문제이나, 총선도 정말 큰 문제이다.
다음 총선도 '친노무현 세력'이 주인공으로 나서지 못하는 구도가 짜여지는 한, 그 결과는 보나마나 대선의 재판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이미 '레임덕'에 걸려 있는 '당선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오합지졸 기회주의자들의 '노무현 탓이오 변명'이 안 그래도 어지러운 판을 더욱 흩뜨리면서, 우리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혼미하겠지만, 어쩌겠나? 이 모든 게 지난 5년간 여론전의 주도권을 무장해제 당한 채, 순진하게 당해왔던 '선전전'의 패배가 낳은 결과인 것을...
제대로 된 '진짜 신문사' 하나 없이 5년 전의 '운빨'만 믿고, '실적'만 믿고 나섰다가 본선 진출권도 얻지 못한 '참여정부 세력'은 정말 뼛속 깊은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이다.
여론전, 선전전에서 패배하면, 그 패배가 우리만의 패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패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일찍 자각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탓이 가장 크다.
맹바기로 대표되는 딴나라류 반노무현 세력과, 권영길로 대표되었던 민노류 반노무현 세력, 그리고 정동영으로 대표되었던 신난닝구류 반노무현 세력, 여기에 문국현으로 대표되었던 '좌충우돌류' 반노무현 세력 들 중에서, 적어도 앞의 세 세력은 우리나라 언론시장을 7대 1대 1의 비율로 장악하고 있다. 심지어 문국현 세력조차도 미약하나마 약 1에 가까운 언론시장에 지분을 행사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참여정부 세력의 지분은 없었다. 아무도 참여정부를 편들어 주지 않고, 옹호해 주지 않는 극단적 언론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언론시장에 우리 지분을 구축하는 일, 바로 이것이 멀고 험한 '대장정'의 시작이어야 하는 이유다. 어차피 선거에 의해서 이기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선거는 바로 '여론전'에서 승부가 갈리는 게임이다.
우리가 지금 바로 나서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진짜 신문사'를 설립하는 것이어야 함을 깨닫지 못 한다면, 오늘 이 패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부디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참여정부 세력'들이 좀 깨달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