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을 끝으로 시민특별위원회는 해산했습니다.
또한 중앙 특위 일을 맡아 이루고 싶었던 일을 성공시키지 못한점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한편으론 비상한 시기에 각 지역광장에서 특위짱을 맡아 수고해주신 분들과 모든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무지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숙제를 떠 안았습니다.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어떻게 받아야만 하는 걸까요?
최선이라 생각하며 차선을 선택했는데 이건 차악이 아니라 최악의 결과가 되버렸습니다. 정당개혁의 후퇴를 감수하더라도 전국정당을 유지하며 참여정부의 가치를 계승하고싶었지만, 그러나 대의는 실패했고, 대세마저 도덕성을 상실한 무리들이 차지해 버렸습니다.
정당의 깃발은 갈기갈기 찢어져 이제는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될 정도로 지저분해져 버렸습니다. 386에 뿌리를 두었다는 민주개혁세력들은 이미 오래전에 그 썩어버린 밑둥을 드러내 버렸습니다.
애국심과 진정성, 그리고 도덕성을 목숨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겼던 세력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습니다. 저로서는 2007년 10월 15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가치가 사망 선고를 받은 날로 평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민주주의는 이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순하게 표를 많이 모으는 것이라고 규정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법을 어기고 비양심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게 하더라도 표만 많이 모으면 모든 범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착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도무지 함께 할 수 없는 저들인데 이제는 결별해야 하는 걸까요? 과연 대통합민주신당은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울타리인가? 현실정치 관계자들도 물론 걱정되겠지만, 어느 생활정치인의 한 사람도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하는 고민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렇더라도 시민광장은 여전히 유시민을 믿고 지지하는 '참여시민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역광장별로 조직의 외연이 확대되어 각 시군구 단위별로 시민광장 회원들의 분포와 참여도가 모두 증가해야만 합니다.
정당개혁의 꿈이 수포로 돌아간 일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리들의 이상마저 물거품이 된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정당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 때(時)가 올 때까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를 문제들이 가득 담긴 숙제함을 베게삼아 서로 고민하고 대화해야겠지요.
사람들은 꿈은 역시 꿈일뿐이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몇 개월간 시민광장 회원이 되어 꿈꾸었던 것, 또 시민특위 위원장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 그 자체가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시민이 우리에게 여전히 주는 메세지는 "꿈을 꾸라"는 것입니다. 저는 유시민이 있어 행복한 세상을 다시 꿈꿔 봅니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가치가 승리하는 꿈을 꿉니다.
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것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한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