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줄기차게 내리다 밤부터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 새벽부터 거센 빗줄기로 창문을 때려대고 있습니다. (소방방재청에서 보낸 재난문자방송에 의하면. 오전 7시 40분을 기해 호우경보 발효중이라고 상습 침수 및 위험지역 대피, 외출자제 등 안전에 주의하라고 문자가 왔네요.)
제주에서 태어나 살다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고, 올해 4월까지 경기도에서 몇 년 생활하다 다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온지 5개월 정도가 되어가는 올해 37세의 총각 룡이라고 합니다. 1997년 대선때는 동토의 땅 대구 학교 기숙사 휴게실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관련 특집 뉴스를 밤새 혼자 보며 눈시울을 붉혔었고, 2002년 대선때는 노사모로 가입하여 대구와 경기, 서울 등 당시 민주당국민경선을 직접 응원,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2004년 총선때는 모후보의 선거캠프로 합류한 제주시 지역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었지요. 서프라이즈에서 나름대로 활발히 글 올리면서 활동도 했었고요. 김대중에서 노무현, 그리고 지금의 유시민으로 이어지는 내 정치적 정체성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오전 8시 반 넘어 집 근처 농협에 가서 유시민 후원계좌로 약소하지만 3만원 송금하고 왔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에 비하면 정말 하품나올 정도로 적은 금액이지만, 짠돌이인 제게서 돈을 빼간 건 노무현 대통령 말고 당신이 처음이니, 영광인줄 아소서, 유시민!
(2002년 대선때 김민석이 정몽준 품으로 안긴 직후, 11월 어느 주말에 하루 감귤밭에서 일하고 받은 4만 5천원을 노무현에게 후원한 이후, 정치인에게 또 돈을 내야 한다니.. 거참..) 유시민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 된 이후에나 쏠까, 하고 있던 나를 꼬드긴 많은 유티즌들, 정말 당신들은 감동입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 걱정입니다. 큰 우산을 쓰고도 밖에서 5분만 있어도 바지가 다 젖어버릴 정도로 퍼붓고 있습니다. 해안가의 도로정비가 잘 된 동네에서 살고 있는데도 돈 송금하고 오는 곳곳 마을길이 하수구가 역류하고 물이 넘쳐납니다. 저지대 분들은 침수피해가 클 듯합니다.
이런 날씨니 어제부터 "그런데 내가 꼭 가야하겠니?" 하시면서 말씀하시던 어머님, 자꾸 제방 왔다갔다 하시면서 난 가기 싫은데.. 싫은데.. 궁시렁 대시는건 당연한 거겠죠. "안되요! 꼭 가야 해요. 무조건 가야합니다." 말 잘라버리는 아들내미. 날씨도 궂은데 집에 편히 계세요는 못할망정, 참으로 불효자입니다.
그저 일개 눈팅으로만 남아있으려고 했습니다. 먹고사니즘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하는 일이 평일 저녁과 주로 주말에 바쁜지라, 주로 모임이나 번개 등등이 주말에 있어서 맘은 굴뚝인데 갈수는 없고, 정말 고생하시는 제주시민광장 분들에게 힘이 되드리지 못한다는 죄송과 감사의 마음이 범벅이 될 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나름 변명꺼린 있습니다. 그래두 제주의 친구들 몇 명 경선인단에 참여하게 했고, 전국 각지의 지인들에게, 사이버로 알게 된 수많은 친구들에게 유시민 열심히 홍보해서 성과도 제법 큽니다. 경선에서 1등으로 올라오기나 하라고, 그럼 찍어준다고들 하십니다. <대한민국 개조론>을 직접 사서 보고, 나보다 더한 열성이 되서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한다고 자랑하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그저 글이나 읽고 좋은 글에 추천이나 하고 혼자 감동먹고 말려고 했습니다. 정치 게시판에 마지막으로 글 써본지가 몇년 전이라 다시 글 올리는 행위 자체가 어색하기도 하고, 또 빠지게 되면 헤어나지 못할 거란 불길(?)한 예감 때문에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 근데 유티즌들, 당신들 정말 나쁩니다. 당신들이 날 다시 자판 끄적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몇 주일 내내 시민광장과 서프라이즈를 하루 몇 시간씩 왔다갔다 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왕 어차피 다시 인사드리고 함께 나눌꺼면,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노무현을 위해 미쳤던 지난 날 이상으로 유시민과 유시민을 사랑하는 당신들과 함께 호흡하겠습니다. 제 부끄러운 인사 받아주십시오, 꾸벅!
이제 어머님과 간단히 콩국수로 아침 대신하고 집을 나서려 합니다. 누구에게 투표하고 올지는 절대 '비밀'입니다. 더불어 제주도에 큰 비 피해가 없길 기원해주세요.
* 이곳 제주는 최악의 날씨로 벌초는 커녕, 집 밖에 안나가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저도 경선참여하는 친구들에게 지금 확인 전화 틈틈이 하고 있지만, 제주에 연고가 있고 제주 경선인단에 참여하도록 만들어주신 유티즌 분들, 잘 알아서 투표하겠거니 믿지 마십시오. 확인 전화 꼭 주셔서 투표장 가라고 하십시오.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