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싶다면
9월 6일 TV토론, 9월 7일 정책토론회를 거쳐서 오늘 제주합동연설회가 시작되면서 대통합 민주신당 본경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음주말 첫번째 경선투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내부적인 대표선수를 뽑는 이번 경선과정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민심은 최선이 아닌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에게 머물러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되돌려서 제3기 민주개혁정부 수립에 도전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시선을 이번 본경선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하면 창당과정과 예비경선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대통합 민주신당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에 최소한의 기대를 갖게 하고 희망의 불씨를 피워낼 수 있을 것인가. 한마디로 그 방법을 표현한다면 '한나라당식 정치와의 결별'을 보여주어야 한다.
본선에 가면 당연히 이명박 후보와의 상대적 비교우위가 조명을 받겠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이명박과 박근혜가 보여주었던 이전투구식의 경쟁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나라당식 정치와의 결별
첫번째는 후보간 유불리에 따라 경선룰에 대해 이전투구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경선룰은 공정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객관적 장치에 불과하다. 선택은 국민이 표로 결정하는 것이고 경선룰 차이에 따른 유불리는 대세를 결정할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경선룰 결정에 대한 후보자들의 태도만 보고도 한나라당과 정말 다른 정당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물론 경선룰은 후보자별 지지자끼리는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각 후보캠프에서는 경선룰 논의과정에서는 논거를 가지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룰을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선룰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도부와 국민경선위원회가 각 캠프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해서 최종적으로 확정한 이후에는 이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민주정당을 표방하는 정당 후보자로서의 당연한 의무임을 알아야 한다.
두번째는 검증의 내용과 수준이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이명박과 박근혜가 벌였던 죽기 살기식 막가파 공세를 기억하는가. 단 한번의 경선에서 특정 후보가 그토록 다양하고 민망한 수준의 의혹과 연관된 것은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기록이 아닌가 싶다. 의혹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없기 때문에 반복되는 질문에 '왜 자꾸 같은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는 수준의 후보가 경선승리자가 되는 정당이 바로 한나라당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찌라시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명박이나 박근혜에게 쏟아졌던 종류의 거론자체로 민망한 의혹은 대통합 민주신당 주자에게는 기본적으로 해당사항 없음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음 또한 알아야 한다. 단지 '쟤네들 같은 흠은 절대 없습니다'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우리들의 검증은 이런 수준이고 내용이어야 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마음으로 출마한 것인지, 겸손하지만 당당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 국민하고 한 약속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킬 수 있는 언행일치의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등을 국민이 납득할때까지 객관적으로 증명받아야 한다.
세번째는 정책에 관한 것이다.
정책만큼 원론적으로 중요시되면서도 홀대받는 것도 없다. 그걸 가지고 국민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정치인들 스스로가 정책중심의 정치를 신뢰받을 수준으로 펼쳐오기 못한 원죄가 있으니까. 구조적으로도 정책은 그 내용이 가진 복잡성이나 이해관계의 상충이라는 요인때문에 국민들에게 차별화 된 요소로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좋은 정책을 발표하는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고민하고 수립한 정책의 핵심메시지를 얼마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인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비전이 담긴 정책과 대다수 국민들이 안고 있는 공통적이고 시급한 고민을 가능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앞에 진심으로 겸손해야 한다. 모든 후보들은 국민의 인정을 획득한 이후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전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경선은 지지자들의 뜻에 따라 스스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더 많은 국민에게 겸허하게 뜻을 묻는 과정이다.
자기만의 생각을 국민의 뜻으로 강변하는 후보, 최종적인 판단과 평가를 국민에게 묻지 않으려는 후보, 지지율과 세력확보에만 올인하는 후보, 자신의 성과는 과대포장하고 실책이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 후보 등은 당장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유신의 딸, 수첩공주라는 반대세력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왜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는지 좌고우면해야 한다. 그가 가진 유일한 정치적 자산은 능력도 아니고 정체성도 아니고 비록 과거에 매몰된 국가관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앞에 겸손한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국민이 기대하는 차별화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후보는 누구인가?
지금까지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전을 위에서 언급한 기준을 가지고 한번 평가해 보자. 굳이 면밀한 분석을 할 것도 없이 한나라당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과 유사한 잡음이 나오고 있고 한나라당 후보 입에서나 나올법한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가 그 중심에 있는가.
정동영은 경선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관철시키기 위해 한나라당 박근혜를 연상시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찌라시 언론과 포털은 이런 상황을 신나게 중계하면서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던 국민들의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통합을 위해서 모든것을 던졌다는 당신이 아닌가.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손학규 역시 정당정치를 부정하고 완전국민경선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여론조사 도입을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고집함으로써 지금의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양보할 뜻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의 그릇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유시민은 오늘 제주합동연설회에서 경선룰 공방과 관련하여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공감할 만한 인식과 제안을 내놓았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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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걱정이 많으십니다. 신문 방송 뉴스 보십시오. 오늘까지 경선 규칙을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한명숙 후보님 말씀처럼 작곡도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라는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자, 큰 책임을 맡고자 나왔습니다. 여론조사를 하면 유리할까 불리할까, 모바일 투표를 하면 유리할까 불리할까를 따져서는 국민께 봉사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후보는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는 죽을 수도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유리할지도 불리할지도 모를 경선 규칙을 갖고 내 말을 안 들으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 나가버리겠다는 태도로 임해서 어떻게 우리가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겠습니까.
이 시간 이후로 경선규칙 논의를 일체 중단하고 그 결정을 오충일 대표와 당 지도부, 경선위원회에 위임합시다.
우리는 무소속 후보로 나온 것이 아니고 대통합 민주신당 후보가 되기 위해 나왔습니다. 당 대표를 믿지 못하고 당지도부 믿지 못하고 경선위를 믿지 못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합민주신당을 믿어주시겠습니까.
계산기 내팽겨치고, 주판알 내던지고 당원과 지도부를 믿고, 모든 것을 위임하고 우리 후보들은 따를 것을 네 후보에게 정중히 제안드립니다. |
감히 말하겠다. 손학규와 정동영 두 후보는 경선룰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와 상관없이 또 한번 국민의 지지율을 까먹게 될 것임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 이.박이 보였던 밥그릇 싸움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당신들에게 회초리를 들게될 것이다. 더 나아가 어떻게든 국민의 관심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당원 모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댓가를 경선투표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유시민 후보의 제주도 연설을 좀 더 들어보면 유권자에게 그가 제안하는 후보자 검증 기준을 발견할 수 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한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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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제주도 분들은 <고자질>을 싫어합니다. 뒤에서 남 흉보고 다니는 것 싫어합니다. 할 말 있으면 앞에서 당당히 해야지, 뒤에서 흉잡고 모함하는 것 싫어합니다. 저는 그것 안했고, 앞으로도 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제주도 분들은 <아부>를 싫어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아부하는 것, 아주 싫어합니다. 저 유시민, 소신대로 말했고, 앞으로도 진실한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어떤 아부도 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제주도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변절>하는 겁니다. 배신하는 것 가장 싫어하십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 인기가 없지만 대통령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인기가 없어서 부당한 공격 받을 때에도 그것을 이유로 대통령 탓한 적,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할 때, 이해찬 총리, 한명숙 총리님 정말 열심히 도우셨습니다. 이들 지원이 없었다면 기초노령연금 도입하고,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하고, 시설에 있는 부모 잃은 아이 위해 복지혜택 주는 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 빌어 감사드립니다. 국민을 위한 일이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필요하면 같은 편이고 불리하면 비난하는, 그런 배신의 정치! 하지 않았습니다. 표가 되면 추진하고 표가 안 되면 망설이는, 그런 국민에 대한 정치적 배신! 하지 않았습니다. |
그가 말한 고자질(뒤로 딴짓하기), 아부(진정성 없는 감언이설), 변절(배신) 등은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서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캠프 대변인이나 측근들의 입을 빌어 쏟아낸 흠집내기 공방을 생각해 보라. 결국 같은 당 경선과정에서 서로를 고발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던가. 그런 모습은 잘잘못을 떠나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행동임에 분명하다.
아부나 고자질은 일반 국민들이 쉽게 가려낼 수 있는 행위는 아니다. 정치인들의 포장기술과 은신술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절과 배신은 상대적으로 확인이 쉽다. 물론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주장하고 싶겠지만 그 판단은 국민의 몫임을 알아야 한다. 손학규와 정동영 모두 이 대목에서 과연 당당하게 그런 적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유시민의 연설로 돌아가 보자. 그는 제주도라는 특정지역의 연설회에서 다른 후보들과는 확연히 다른 아주 독특한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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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약은 딱 하나입니다. 권한을 이양하는 것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주도의 발전과 관련한 중앙의 권한을 제주도로 넘기겠습니다! 제주도민이 원하는 모든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해 그 권한으로 제주도민 스스로 마음대로 결정하십시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주특별자치도에 권한이 제대로 이양되고 있는지, 도민의 뜻에 따라 발전하는지, 챙기겠습니다. 대통령직속기구로 제주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전담비서관을 청와대에 두겠습니다. |
이 발언은 꽤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적절한 권한이양과 역할분담은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이제 더이상 중앙정부가 지역현안 문제와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까지 행사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그는 알고 있는듯 하다.

물론 여전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조정과 협의과정은 필요하겠지만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해당지역 국민들의 뜻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최대한 수렴해서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흐름이 될 것이다.
도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지자체 운영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체험이 될 것이다.
내가 이 지역을 발전시키는데 앞장서겠다는 획일적인 공약보다 도민의 뜻에 따라 발전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하고 그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만 챙기겠다는 유시민의 약속이 더 가슴에 와닿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국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대운하를 당선만 되면 국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은 이명박과의 대비가 선명하지 않은가.
출마선언과 경선에 뛰어든 이후 유시민의 모든 주장에는 국민의 생각이 깔려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낮추고 국민에게 다가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마도 대선이 끝나는 그날까지 그의 이런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단일화를 요구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조금 더 이명박 후보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달라고 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 보자. 관행적인 정치행태를 벗어난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후보는 현재까지 유시민이 유일하지 않은가.
한나라당식 정치와 확실히 차별화될 수 있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또한 그뿐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를 일방적으로 편들자는게 아니다. 국민들이 호응하는 점이 있다면 경쟁자들도 인정하고 벤치마킹하라는 얘기다.
앞으로 남은 본경선 과정에서 우리는 각 후보자들이 위에서 열거한 한나라당과의 차별화 요소 창출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해를 끼치는 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니 이에 반하는 행동을 쉽사리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그 뜻을 어기는 후보는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 9월 15일 제주에서 우리들의 강력한 의지를 후보들에게 실감나게 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