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기일(忌日). 저는 이 집의 막내 사위입니다. 손위 처남 넷에 동서 하나. 모두 한 연세 하시는 분들이죠. 조카들까지 합치면 20명이 넘습니다. 제 눈엔 이들이 모두 유시민 표로 보였습니다. 그래, 유티즌으로 만들자.마음 먹었습니다. 정치에 관한한 처갓집에서 저는 오피니언 리더입니다. 지난 10년간 쭉 그래왔습니다.
"이서방, 이번엔 누가 될 거 같아?"
큰 처남이 묻습니다. 물론 마음 속에는 이병박을 두고 물었을 겁니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거든요. 점쟁이는 아니지만 저는 될 수 없는 사람부터 하나씩 제거해 갔습니다. 긍정은 긍정할 요소를 덧붙여야 하지만 부정은 그냥해도 쉽습니다.
"이명박은 절대 안됩니다. 삽질은 형님이나 아시지, 조카들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잖아요"
둘째 처남이 끼어 듭니다.
"그럼, 손학규?"
"그사람도 안되요. 내신성적 때문에 강남에서 강북으로 전학온 사람이예요"
모든 시선이 저에게 쏠리기 시작합니다. 웰빙시대인데 정동영은 조미료를 너무 많이 쳤고, 정치는 종합예술인데 이해찬은 너무 숫자에만 매달린다. 한명숙은 초식동물 같고. 셋째 처남이 끼어 듭니다.
"유시민이란 말이군. 똑똑하긴 한데...."
뒤에 따라붙을 형용사는 뻔합니다. 너무 젊다. 독선적이다. 4가지가 없다. 바로 말을 잘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번 태어나 한 번 죽는다.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의 변혁기마다 기존의 자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다. 매일 자기 자신을 죽이며 끊임없이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가깝게 지켜 보니 유시민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유시민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깨어있는 사람이다. 지혜가 뭐냐? 지혜는 깨어있음에 경험이 더해질 때 오는 것 아니냐.
유시민을 긍정하기 시작하니 거침이 없었습니다. 유시민은 정말 지혜로운 사람입니다.